많은 개신교 사람들은 천주교는 마리아를 믿는 종교라고 생각하며, 심지어 천주교는 마리아라는 우상을 섬기는 거짓 종교라고 까지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성모상 앞에서 기도하는 천주교 신자들을 머리에 떠올리면서 우리들의 성모 마리아 신심을 비방하게나 오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성모님을 공경하는 것은 우리와 하느님 사이의 중재자이시기 때문입니다'라고 답변을 한다면 그들은 당장 다음의 성서 구절을 인용합니다.

하느님은 한 분뿐이시고 하느님과 인간사이의 중재자도 한 분뿐이시니 곧 인간 그리스도 예수이십니다. 그 분은 당신 자신을 모든 이를 위한 대속물로 내어 주셨습니다. (디모테오전서 2,5-6).

이 말씀에 의하면 오직 예수 그리스도 만이 인간과 하느님의 중재자인데, 왜 천주교는 성인들과 성모 마리아를 중재자로 내세우며, 또한 성모 마리아를 신(神)으로 모셔 그 분께 기도(로사리오 기도, 성모송)까지 하느냐는 주장입니다.

사실 하느님의 인류구원 사업에 있어서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우리의 영원하고도 유일한 중재자라는 사실은 모든 그리스도교의 신앙고백입니다. 그러나 초대교회 때부터 신자들은 또 다른 의미의 중재 개념을 발전시켜 왔는데 그것은 그리스도를 충실히 따른 사람들, 특히 순교로서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에 온전히 참여한 이들은 그리스도를 닮은 이들로서 지상에 살고 있는 우리 죄인들이 청할 때 우리를 위하여 하느님께 기도한다는 믿음이 있어왔습니다. 이것이 바로 모든 그리스도 교인들의 공통된 신앙 고백문인 사도신경에 나오는 모든 성인의 통공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신교에서는 초기 공동체 이 후 천오백년 동안 성인의 통공을 믿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통공을 살아있는 신자들의 통교로 바꾸어 해석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사도신경에 의하면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벌어진 간격을 메우는 이들,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자 노력하는 이들은 비록 그리스도의 중재처럼 영원한 효과를 내지는 못하지만 인간과 하느님과의 화해에 한 몫을 한다는 점에서 중재자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구속사업에 동참한 이들은 모두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중재자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남을 위해서 기도해 주는 것도 중재라고 할 수 있으니(개신교에서는 이를 중보기도라 함) 이는 우리의 기도로써 하느님과 우리가 기도해 준 사람과의 벌어진 틈이 메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성인들을 통한 중재 가운데서도 우리는 특히 성모 마리아의 중재를 높이 평가하는데, 이는 그 분이 그리스도의 구원 역사에 가장 깊이 있게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를 낳아서 기르신 분, 그분의 십자가상 수난 부활, 승천과 성령 강림을 몸소 겪으신 그분이야말로 다른 어떠한 성인들과도 비교될 수 없이 가장 그리스도를 잘 이해하신 분이신 것입니다.  또한 마리아는 '저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 말씀대로 저에게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루가 1,38)'며 하느님의 뜻을 겸손되이 따른 모범적 신앙인이었습니다.  가톨릭 교회에서 성모 마리아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여인으로서 하느님의 피조물에 불과하며, 결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여신(女神)이 아닌 것을 망각해서는 아니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중재와 성모 마리아의 중재를 분명히 구별해야 합니다. 하느님께 기도할 때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라고 하지만, 성모님의 중재를 청할 때는 '천주의 성모 마리아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즉 성모님을 하느님과 같은 수준에 놓고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우리를 위하여 기도해 달라고 청하는 것입니다.

개신교 신자들의 비방은 초대교회로부터 내려오는 공통된 신앙을 오해한데서 나온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 성모 신심에 대한 일부 천주교 신자들의 잘못된 자세에도 문제가 있기도 합니다. 결코 성모님은 우리 신앙의 대상이 아님을 망각해서는 안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객이 전도된 듯한 성모 신심 자세와 신앙 생활, 예를 든다면 미사 중에 로사리오 기도를 바친다든지, 더구나 미사보다도 레지오 마리애 회합을 더 중시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는 크게 잘못된 일로써 개신교 신자들의 비난을 받아 마땅한 것입니다. 굳이 높낮이로 따진다면 성모님은 하느님과 비교도 될 수 없는 낮은 존재로 주님의 여종 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성모 마리아를 신앙의 길잡이요, 모범으로 그분을 공경하고 그 분이 걸었던 길을 우리도 따라 걸을 때 마리아교라는 오해를 없앨 수 있고, 올바른 성모 마리아 신심을 키워갈 수 있을 것입니다.

                                                         퍼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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