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림동 본당 소속 구로동 공소가 정식으로 발족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과 사연이 있었다. 당시의 거주 주민들과 공소 회장 및 공소 예절을 맡아보았던 교우들의 증언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어려움을 헤치고 구로동에서 하느님의 보금자리가 태동하게 된 것은 하느님의 섭리였다.

  도림동 본당 50년사에 의하면 l940년 중에 가리봉 공소에서 말미 공소가 분리되었으며 l952년에 시흥 공소가 설치되면서 말미 공소와 합쳐졌다고 기록되어 었다. 

  가리봉쪽은 농사를 짓던 농촌이었고 구로동(현재 본당 위치)에는구호 주태 및 간이 주택, 공영 주택이 있었고 철거 이주민들이 입주하여 살고있었다. 

  l960년 초의 시대적 상황으로 보아 경제적으로 가난하고 어려운 시기였으며 갈곳 없는 어려운 철거민들이 구로동으로 이주하여 이곳 주민들의 생활은 말로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하였다.

  구로동 구호 주택과 간이 주택 중 특히 구호 주택에 입주한 사람들은 입고 먹을 것이 없었을뿐만 아니라 건물이 엉성하여 빗물이 새고 습기와 연탄가스로 노인들을 모시고 사는 가정은 더욱 고통스러운 생활올 하였다. 당시의 공소 교우들은 봉사자들과 어려운가정을 찾아다니며 초대 공동체 교회처럼 나눔을 실천하였다. 특히 노인들이 살고 있는가정을 주로 방문하여 대세를 주고 염도 해주고 천주교 공동묘지에 안장이 되도록 봉사를 하면서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데 온 힘을 다하였다. 그 결과 교우 세대가 100세대 가까울 만큼 늘어 공소 태동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가리봉과 구로동 지역 교우 집에서 공소 예절을 바치며 구로동 공소가 건립되기를 염원하고 있을 때 도림동 본당 주임 신부로 있던 서 요셉 신부와 보좌 신부 파현우 라이문도 신부의 도움으로 구로동 지역에 신앙의 새싹이 자랄수 있게 되었다. 

  l96l년 l2월에 도림동 본당으로부터 구로동 공소로 발족되면서 구로동에 거주하고 있는 교우들이 중심이 되어 선교 활동을 폈으며 서 요셉 신부와 파 라이문도 신부 두 분이 공소 건립에 앞장을 섰다. 

  구로동 공소의 위치는 현재의 교육관 자리로 당시 공소 회장 오예환 바오로가 서울 특별시 주태과의 협조를 받아 간이 주택을 건립하고 남은 부지에 성전 부지 사용 허가를 얻어 성전을 건립하게 되었다.

  허가를 받은 공소의 위치는 작은 산봉우리였기 때문에 정지(整地)작업이 필요 하였다. 몇몇 교우들이 직접 삽, 곡괭이를 들고 땅을 파고 리어카를 끌고, 가마니에 끈을 달아 흙더미를 끌어내는 등 성전 짓기에 사력을 다하였다. 정지 작업 중 비가 많이 내려 깎아내린 흙더미가 주민이 살고 있는 구호 주택 쪽으로 흘러 내려 가마니 수백 장을 얻어 밀려 내려오는 흙더미를 막아내는 어려운 일도있었다. 

  가톨릭 신문 62년 5월 6일자에 보면 구로동 공소 건립을 위해 미군 508부대에 근무하는‘그래민’중위와 그의 약혼자가 50만 환을 기증하여 왔으며 서 요셉 신부 도움으로 미군 부대에서 가건물 한 동을 얻어다가 뼈대를 설치하게 되었고 파 라이문도 신부가 건립 기금을 모금하기 위하여 외국으로부터 직접 모금하여 왔다고 보도하고 있다.

  가건물 건립을 위해 故 최 영진 비오(본당 출신 최선웅 야고보 신부 부친)가 목수 일을 했으며 건축 일에 경험이 있는 윤상수 바오로가 건축을 맡아 가건물이 세워지게 되었다.

  공소에는 수녀님 두분과 예비 수녀님 한 분이 상주하여 교리를 가르쳐 본당 승격이 될 무렵에는 l400여명의 신자를 확보하게 되었다. 

  공소 당시 본당 승격을 위하여 준비하고 있던 상황이 경향 잡지63년 4월호에 실려 있어 내용을 소개해 본다.

  “서울 영등포지구 도림동 본당 관할 구로동 공소는 교우 80여명이 되며 주임 서요셉 신부의 노력으로 공소를 건립하였다. 

  동 공소에 주재하는 인보성체회 수녀3명과 각 회장들의 맹렬한 전교 활동으로 오늘의 발전을 이루었으며 l962년 9월 29일 여교우들의“성모성심부녀회”를 조직했고, l963년 2월에는 남교우들만으로“성요셉”회를 조직하여 계속 전교 활동을 하고 있는데 공소 교우들은 본당 승격을 위하여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공소 건물을 건립하고, 본당 승격을 위해 일하는 과정에서 교우들은 한마음이 되어 주님의 성전을 내 손으로 건립한다는 정신하에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주님께 봉헌하였다. 

  이런 자세가 공소로 부터 구로동 본당이 설 수 있게 된 원동력이되었고 발전을 계속하여 1999년 현재 35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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