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회에 발 디디며

-임 창 준 (프란치스코)-

정말 펜을 잡은 기억이 아득하다. 글이라는 것이 쓰는 것이 아니라 쓰여짐인데......
언젠가 삶에 지쳐 하늘보고 원망했다. 그리고 찾은 곳이 성당이었다. 자의반 타의반 접하면서 그러나 내 발로 성당 문을 두드림 들어선 게 몇 해 되지 않았다.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어느 분의 소개로 -아니 ,흐트러진 내 모습이 안타까워 그랬는지 모르지만 - 올해 청년회에 발걸음을 던져 놓게 되었다.

너무 좋았다. 부디 끼며 얘기하고 살아갈 수 있다는 공간들이 좋았고 그보다도 그 속에 함께 하는 사람들이 더 좋았다. 그 사람됨 속에 벌써 주님에 대한 믿음이 배여 있기에, 아니 그러한 부분들을 차지하고 나서라도 솔직하고 진실되기에 한없이 편하고 쉽게 접했는지도 모른다. 청년회에서 밥그릇 햇수(?)를 무기로 삼아 본의 아니게 마음대로 대했다면 솔직히 사죄한다. 대포 한 잔으로 그 앙갚음을 무디게 만들 수 있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다.

끝으로 청년회의 한 모퉁이에 서서 바라고 싶은 글 한 톨을 실어 본다. 청년회가 사실상 뚜렷한 목적과 사업과 지향을 지니고 있지 못한 단체라는 얘기를 들었다. 공감한다. 청년회라는 모임이 단순히 집합이라는 개념으로 정의될 수 없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연령부터 편차가 심하고 생각 또한 상당히 자유롭고 다양하며 완곡한 표현인지는 모르지마는 믿음에 대해 다소 강요받지 않는 자유로움을 향유 할 수 있는 공간인지도 모른다. 청년이라는 특수성을 지닌 채, 신앙생활에 대한 미래를 찾아가는 미완의 몸짓들이 복잡한 어울림 속에서 우리들을 뭉쳐낸 하나되게 만들고 있다. 물론 그 몸짓들을 이끌어 주시는 보좌신부님을 비롯해서 청년회의 간부들에게 고마움과 따뜻함을 한껏 느끼며, 당찬 격려를 보낸다. 절대 헛된 것이 아님을 확신한다. 매번 반성하고 되뇌어 보지만 청년회의 중심에 가까이 가지 못하고 주변 속에 묻혀 있음을 발견한다.
이 모든 생각들이 나만의 것이 아니고, 우리 모든 청년들이 조금씩은 공감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소 짧고 부족하며 작더라도 청년회와 함께 하며 몸부림쳐 보길 온몸으로 권해본다.
"주님에 대한 믿음으로 인해 저희들이 더 더욱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바르게 이끌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