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7월호]
우리들 이야기 |
치매요양원을 다녀와서 |
6 월초 학교에서 봉사활동차원으로, 마산 치매 요양원을 가는데 동참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치매라는 말에 조금은 다들 겁을 먹은 표정들이었다.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막상 가보니 그렇게 겁먹을 필요는 없었던 것 같았다. 우선 그곳은 마산외곽의 인적인 드문 곳에 위치했으며,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몇 가지 조건(연령제한, 생활보호대상자, 질병의 유무[치매, 중풍, 정신질환 등])을 요하는 곳이었다. 모두 두 번을 갔는데, 처음은 봉사할 때 필요한 교육이라든지, 기본적인 일(빨래, 설거지, 청소 등등)을 했는데 의외로 쉬운 일들이라, 별 부담없이 마무리하고 귀가했다. 두 번째는 실제로 직원들이 하는 일(기저귀 갈기, 식사 도와드리기, 식사후 즐겁게 해드리기, 목욕 시켜드리기, 간단한 운동 시켜 드리기 등등)을 했다. 할아버지 목욕을 시켜 드리려고 하는데, 자꾸 거부하시기에 직원에게 도움을 청했더니, 인색해서 그렇다며 계속 부추겨 보라는 거였다. 그래서 웃긴 얘기도 하고, 재롱도 부리고 했더니 조금 맘을 여시는 것 같아서 바로 목욕에 돌입했더니 순순히 따르시는 것이었다. 목욕을 마치고 나니 너무 개운해 하시는 모습에, 조금은 흐뭇했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정신이 조금이라도 계시는 분들은 신경이 너무 예민해서, 직원들 외에는 수락을 잘 하시지 않아서, 일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반면에 느낀 점도 몇 가지 있었는데, 정신이 계신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자식들 자랑을 하시면서, 집에도 가시고 싶다면서 데려다 달라며 간청하는 것이었다. 자식들이 버젓이 있는데 여기 와서 남은 여생을 보낸다는 게, 조금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그리고 나가는 통로 중에 병풍이 쳐져있는 곳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뭐 하는 곳인가 했는데, 영안실이라고 하였다. 직원이 말하기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돌아가실 줄 예측 할 수 없기에 이렇게 항시 준비가 되어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어떨 땐 하루에 몇 분이 돌아가시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그럴 땐 한번에 장례식을 치른다는 말에 좀 황당하기까지 했다. 그 외에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 요양원을 나설 때는, 뿌듯한 마음과 함께, 조 부모님에 대한 나의 기존의 마음가짐에 자그마한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은 자의가 아닌 타의로 하게 되었지만, 나에게는 좋은 경험이 되었던 것 같다. 더불어 우리 청년회에서도 여름이 가기 전에, 꼭 이런 곳과 이런 일이 아니더라도, 뭔가 뜻깊은 일을 해서 좀더 하나가된 "하나로"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정재업(안토니오) |
